몇몇 사람들이 저에게 수족관에서 작은 메다카를 보면서 너무 예쁘다면서 자기들도 키우고 싶다고 하더라고요.
그런데 1마리가 5천원~1만원 정도 하는 메다카가 자신의 예상보다 비싸다고 하면서 그냥 바깥에서 잡아와서 키우면 안되냐고 여쭤보시기도 하더라고요.
사실 1마리가 1만원 정도 하는 것은 크게 비싼 게 아닌데, 사람에 따라서는 비싸다고 느낄 수도 있을 거 같다는 생각도 듭니다.
왜냐하면 크기가 작으면 작을 수록 보통은 금액이 적어야 한다고 생각하기도 하니 말이죠.
그리고 우리나라에서는 송사리와 같은 것은 하찮은 것이라고도 생각하기 때문이 가격이 적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게 있지 않나 싶습니다.
하지만, 물고기가 무조건 작다고 해서 값이 싼 것은 아니죠?
오히려 가격이라는 것은 수요와 공급에 맞춰서 결정되는 것이기 때문에 수요가 많은 것이라면 크던 작던 가격이 수요-공급 곡선에 맞춰서 결정이 되겠죠.
뭐, 이것은 경제적인 것이기 때문에 각설을 하고 과연 야생 송사리를 집에서 키우는 것이 어떨지 한번 생각해보겠습니다.
야생 송사리를 잡는 것은 글쎄?
우선 동물 입장으로 본다면 잡혀서 집 안에서 산다는 것은 별로 좋지 못할 수 있습니다.
특히 멸종 위기종이라면 법률적인 문제로 갈 수도 있겠죠.
멸종 위기에 속한 물고기를 잡는 것은 '포획'에 해당하고 그것을 또 집에서 사육하는 것은 일종의 '보관' 행위이기 때문에 이 2가지 행동이 모두 불법에 속할 수 있기 떄문입니다.
하지만 우리나라 송사리(즉, 대륙송사리)의 경우 멸종위기 종에 속하지 않기 때문에 잡는 것에는 큰 제제가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송사리 입장에서는 너무 운이 없게도 잡혀온 것이기 때문에 안타까운 상황에 처하는 것이지만요.
적응 관련 문제
대륙 송사리가 집에서 크는데 매우 큰 문제가 도사리고 있습니다.
바로 환경이 급격하게 변하고, 먹이도 확 바뀌어버린다는 것입니다.
우리 인간만 하더라도 한국에서 쭉 살았는데 갑자기 아프리카 가나로 이사가서 살아야 한다면 잘 살 수 있을까요?
공간도 무수히 작아지고, 주변에 있던 돌과 환경, 특히 물 속에 있는 미생물과 염류 등에서 큰 차이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극도의 스트레스를 받을 수 있는데, 크기가 작은 물고기일 수록 스트레스에 일반적으로 취약하기 때문에 며칠도 못가 죽기 쉽습니다.
먹이 문제도 엄청나게 큰 문제입니다.
메다카와 같은 경우, 알에서부터 태어날 때까지 애초에 처음부터 인간의 손 안에서 적응해가며 이 세상에 나온 개체들입니다.
그래서 처음 먹이를 먹을 때에도 인간이 주는 사료에 적응하여 큰 문제가 없습니다.
하지만 민물 송사리는 다릅니다.
먹이도 자연에서 먹던 것을 먹어야하는데 집에서 그것을 맞춰주기란 매우 어렵죠.
그나마 청수에 키운다면 이런 문제가 조금 나아질 수는 있지만, 제대로 적응할 때까지 적지 않은 시간이 필요합니다.
제 아는 지인의 경험을 빌리자면, 송사리 12마리 정도를 채집해왔는데, 모두 성어였음에도 불구하고 2마리만 남기고 모두 1주일 안에 죽었다고 합니다.
나머지 2마리도 결국 1달 안에 죽었고요.
여러모로 따졌을 때, 굳이 야생 송사리를 잡아서 집에서 키우려고 하는 것보다는 애초에 더 예쁘고 튼튼하게 개량된 메다카를 집에서 키우는 게 더 쉽고 편합니다.
송사리 입장에서도 그렇고 말이죠.
바깥에서 사는 송사리는 바깥에서 행복하게 살게 응원해주는 게 더 낫지 않나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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